해남 두륜산...

  

 

 

1) 산행일시 : 2012년 12월 15일(토)

2) 산행코스 : 오소재~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두륜봉~진불암~일지암~대흥사~유선관~주차장

3) 산행날씨 : 운무 가득한 바람 많은날...

4) 함께한 산우 : 산악회원 30여명과 함께

 

 

오늘따라 유난히도

넓어 보이는 주차장...

그 텅빈 공간들을

찬바람이 가득 메우고 있읍니다.

 

 

오소대 약수터에서

오늘의 산행은 시작됩니다.

 

 

산은 온통....

안개에 젖어

상큼한 모습으로

산객을 맞이해 줍니다.

 

 

언제나 그리움을 만들고....

추억을 만들고....

설레임을 만들고....

이별을 만듭니다.

그래서 난 오늘도 산으로 향합니다.

 

 

만만하지 않은

가파른 산길....

봉우리를 몇개를 넘어서도

편하게 놔두질 않읍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급경사의 오르막은.....

그져 내 가슴만 뛰게할 뿐입니다.

 

 

구비마다 다른 얼굴의 봉우리들은

그 끝이 어디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읍니다. 

마치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처럼....

 

 

짙은 안개에 쌓여

꾸물대고 있는

가련봉 정상입니다.

 

 

만일재에 도착하니

운무에 숨어있던 거친 바람이

온몸으로 파고 들어 옵니다.

 

 

바람이 거셀수록...

머리는 맑아 지고

잡념은 서서히 사라져 갑니다.

 

 

지도속의 구름다리를 찾아

이리 저리 헤메이던

두륜산의 옛 추억이

생생히도 기억되는 오늘입니다.

 

 

추억을 찾으러 떠난 두륜산....

안개로 잔뜩 움크린 게으름이

많은 추억들을 무너뜨립니다.

  

 

1m 앞도 분간하기 힘든

지독한 운무속에서 두륜봉이

길을 막고 떡하니 버티고 있읍니다.

 

 

짙은 운무속에서

미로을 찾아나선 산행....

희미한 옛추억의 길목입니다.

 

 

하산길에서 만난 구름다리가

황금산의 코끼리바위와

꽤나 닮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진불암에는....

씨레기가 잘 익어가고 있읍니다.

잘익은 씨레기 된장국을

그리움으로 남겨두고

일지암으로 발길을 재촉해봅니다.   

 

 

있는듯....

그리고  없는듯한

오솔길따라....

한참만에 만난 일지암이네요...

 

 

茶의 향기가 그윽하게 전해지는듯 합니다.

일생을 산사에 머물며 차의 향기에 취했던 스님,

초의선사는 일지암에 머물며 우리나라 최초의

다서인 "다신전"과 "동다송"을 저술하였다도 합니다.

 

 

초가로 이엉을 올린 일지암 입니다.

마루에 걸터앉아

향이 좋은 茶한잔 했으면 좋겠읍니다. 

 

 

"한국 불교의 종가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흥사....

 

 

 

대흥사 천불전...

 

 

 

석조에 담긴 물을 단숨에 들이키니

그 시원함이 쌓였던 갈증을 말끔하게 풀어줍니다.

 

 

 

대흥사 해탈문....

사천왕이 지켜야할 해탈문에는

사자와 코끼리를 탄 문수, 보현동자가 문을 지키고 있읍니다.

그 이유인즉...

北 으로는 영암 월출산이....

南 으로는 송지 달마산이....

東 으로는 장흥 천관산이....

西 로는 화선 선운산이 대흥사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풍수적으로 완벽한 형국을 취하고 있어

사천왕이 지키지 않아도 안전하다고 합니다.

 

 

이곳 땅끝 대흥사에는....

아직도 겨울이 들르지 않았읍니다.

 

   

신선이 쉬어갔다는 전설이 있는곳....

9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한옥 숙박시설인 유선관입니다.

세상사 복잡할때...근심 걱정 내려놓고

자연과 벗삼아 하루쯤 묵어가도 좋을듯한 곳입니다.

 

 

한반도의 땅끝 해남....

이곳에선 작은것 하나까지

크게 남겨가고 싶어집니다.

 

 

어쩌면....

이곳 땅끝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무언가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까칠한 해풍과....

지독한 운무속을 걷다보니

어느덧 두륜산 일주문을 지나면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던

두륜산의 산행을 마무리해봅니다.